그동안 약세를 보였던 부동산 거래량은 물론, 수도권 매매가 반등이 이어지며 집값 바닥론이 나오고 있는 가운데 부동산 시장이 상승 기조로 갈 것으로 판단하기에는 '아직 성급하다'는 전문가 의견이 나왔다.

한문도 연세대 정경대학원 금융부동산학과 교수는 지난 3일 YTN 생생경제에 출연해 "일단 부동산 시장이 반등 바닥을 찍었다는 기사를 많이 보았을 것"이라면서도 "그러나 사실을 정확히 체크해 보면 여전히 하락 거래가 약 70% 정도로 더 많기에 앞으로 반등할지는 좀 더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개인적으로 볼 때 전세가격 하락이 지속되고 있어 서울, 수도권, 전국적으로 이 현상이 주택가격 상승의 제한적인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라며 "전세가격은 올 한해 계속 하락할 것으로 보여 부동산 시장이 올라갈 것으로 판단하기에는 아직 좀 이른 시기"라고 덧붙였다.

한 교수는 "분양 시장에서 미분양 물량도 작년 5만8000호에서 12월 말 기준 6만8000호까지 올랐다가 1월 말 기준으로 7만5000호까지 늘어났다"며 "달리 볼 부분은 서울·수도권 분양가가 다른 현장에 비해서 낮았던 곳이 소진되는 현상을 보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화성, 동탄 같은 경우 조금 저렴하게 분양을 한 현장이 미분양이 난 지 몇 개월 동안 방치돼 있다가 한두 달 만에 소진되기도 했다"며 "이러한 현상으로 볼 때 청약시장의 양극화가 벌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아울러 "시세 대비 좀 저렴하게 분양한 곳은 정부 대책으로 수요가 붙어주고 있다"면서도 "그러나 원래 분양가를 고집하고 있는 현장들은 수요자들이 외면하고 있어 여전히 미분양이 늘어난 상태"라고 우려했다.

그러면서 "전보다는 미분양이 줄었으나 이 현상이 올 상반기는 지속될 것으로 보여 상반기 중 약 10만호가 넘을 것"이라며 "물론 그중 저렴한 곳들은 소진돼 가겠지만 이 현상이 동시에 벌어지면서 청약시장의 양극화가 벌어질 것"으로 거듭 부동산 양극화 현상을 강조했다.

이와 함께 건설산업연구원이나 건설 계통 기관들, 국토교통부가 추산한 위험 가이드 미분양 숫자 7만 호 수치가 조금이라도 넘게 되면 정부에서 미분양 현장에 대해 대책을 지원하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 교수는 "이번에는 정부가 미리 대책을 던졌고 투명한 가이드가 또 나오겠지만 분양가를 낮춰 자구 구조조정 노력을 하는 현장에 대해 분양가가 낮춰지면 수요자가 수요를 일으키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어 "그러한 과정에서 부실 현장은 구제를 못하고 우량 현장인데 분양률이 좀 늦어지거나 자금계획 TF나 이런 문제가 있으면 정부가 지원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옥석을 가려 일부 현장은 분양가를 낮추는 형태로 다시 구조조정이 될 것"이라며 "미분양 10만 호가 넘게 되면 정부가 대책을 좀 더 강도 있게 진행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여전히 매수 심리가 약해서 주택가격이 높다는 일반적인 여론이 형성돼 있다 보니 정부의 지원과 건설사의 자구적인 노력이 같이 합쳐져 분양가가 낮춰져야 주택시장이 정상화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정부가 아직은 건설사의 자구책을 마련하라고 주문하면서 어느 정도 보조를 맞춰주기는 한 상황'이라는 진행자 의견에 한 교수는 "정부에서 대출 규제를 풀어주고 전매 제한 실거주를 풀어주면 수요자 입장에서 실거주 외에 투자 요인이 생긴다"며 "그런 부분 때문에 수요가 증가하는 효과가 있어 미분양의 도움이 된다"고 답했다.

한 교수는 "우량 현장은 그것이 시장에 나타나겠지만 가격이 높거나 이런 현장은 그 현상이 이어지기 힘들 것"이라며 "그런 부분에 대해 분양가 자구 노력을 정부에서 요구할 것이고 기존에 던졌던 PF 대환 대출 지원 정책이 추가적으로 확대될 수는 있으나 중요한 것은 선제적인 선결 조건인 건설사의 구조조정을 요구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분양가가 조금 조정되든지 정부의 대책과 가수요자의 대출 규제나 여러 가지 규제 완화로 인해 균형점을 맞추게 되면 시장이 정상화될 것"이라며 "다만, 주택가격이 여전히 높은 가격에서 유지가 된다면 수요가 급진적으로 늘어나기에는 한계가 있다"고 부연했다.